영화드라마 / / 2023. 3. 8. 18:38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시간을 달리는 멜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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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으로 태어난 벤자민 태어나서 아기로 죽을 때까지의 한 사람의 일대기를 담담하게 그려낸 블록버스터 멜로물이다. 그동안 작가주의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던 데이비드핀처감독의 대중적인 멜로영화.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를 들여다보자. 시간은 흘러도 걸작은 걸작. 추천 멜로영화

줄거리

미국의 병원, 어떤할머니가 자신의 딸에게 동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장면은 바뀌어 1918년 어느 날밤에 태어난 벤자민은 노안의 얼굴을 하고 갖가지 노인질별을 가지고 태어났다. 신기하게도 극히 드문병에 걸렸는데 살아갈수록 젊어지는 운명을 타고났다. 낳다 죽게 된 아내의 유언은 무시하고 결국 아들을 버리게 되고 양자로 다른 가정에 입양하여 살게 된다. 어린 벤자민의 주위에는 다행히 착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재능을 일깨워주고 연애의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다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시금 혼자가 되었을 때 운명적인 사랑을 하게 된다.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만나 결국 재산을 물려받게 되고 그 돈으로 흥청망청 살아가다가 데이지를 만나게 되는데, 결실을 맺기가 쉽지 않다. 어느 날 교통사고로 다친 데이지에게 찾아갔으나 문전박대를 당하고 고향에서 조용히 지내던 중, 고향으로 내려온 데이지와 만나게 되고 비로소 사랑이 시작된다. 데이지와 벤자민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아버지가 살던 저택을 처분하고 작은집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데이지와 외모로 비슷해진 두 사람, 하지만 이때부터 벤자민은 고민을 하게 되고 점점 젊어지는 자신이 데이지와 딸에게 짐이 될 거라는 사실에 괴로워하다가 모든 재산을 처분 후 아내에게 남겨주고 떠나게 된다. 한참 시간이 흘러 고향으로 다시 찾아왔고, 아내 데이지는 재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다. 시간은 더 흘러 다시 둘은 사랑하게 되었지만 결국 벤자민은 노인병에 걸려서 외모와 정신이 어린아이가 되었고, 갈수록 더 어린 모습으로 나이를 먹게 되어 결국 자신의 이름도 기억을 못 하는 처지가 되었다. 데이지는 그런 벤자민을 끝까지 보살폈고, 데이지는 노인의 모습을 벤자민은 갓난아이의 모습으로 벤자민이 보는 앞에서 사망한다.

이야기

조용한 멜로영화인 이영화는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작품이다. 원작이 워낙에 좋은평이 많은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그래도 잘 옮겼다는 평가가 많은 편이다. 멜로임에도 예산은 2005년 당시 1억 50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투입되었다. 데이비드핀처감독의 작품 중에서는 그래도 높지 않은 평점이지만 아카데미를 겨냥한 전형적인 작품이라서 실제로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도 되었다. 브래드피트는 이영화에서 주인공인 벤자민역할을 맡았다. <세븐>에서 작업한 이력이 있다. 각본은 포레스트검프의 에릭로스이다. 포레스트검프의 시대를 넘나드는 인생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는 부분에서 이영화와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여주인공 데이지는 <반지의 제왕><토르:라그나로크>의 케이트 블란챗이다. 외모에서 풍겨지는 우아함 때문에 엘리자베스 1세의 일대기를 그린 <엘리자베스>에서 엘리자베스 1세 역을 맡아 열연했고, 반지의 제왕에서는 엘프역을 맡았다. 그동안 우아한 역할을 많이 해왔지만 토르에서는 토르최고의 빌런역으로 출연하여 굉장한 열연을 하였다. 영화는 큰 예산으로 개봉하였고, 그해 최고의 흥행작중 하나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손익분기점은 넘지 못했다. 매니아적인 영화를 만들던 데이비드 핀처감독의 최고흥행작이다.

개인적 생각

이영화는 개인적으로 두고두고 다시 보겠다 했던 영화였는데 그동안 시간이 없다가 결국 최근에 다시 보게 되었다. 물론 20년전의 영화다 보니 CG나 미장센에서 조금 촌스럽다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다. 특히 특수효과는 요즘기준으로 보면 좀 기대 이하라고 할 수 있겠는데, 배경과 CG의 경계가 조금 보인다는 것이 아쉽다. 뭐 어차피 이영화는 특수효과 보려고 만든 작품은 아니니 크게 거슬릴 것은 없었다. 우리가 70~80년대 영화 보면서 지금의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되는 거랑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론 장르영화 특히 SF영화를 참으로 좋아하는데 멜로영화는 또 지극히 싫어한다. 그럼에도 이영화는 나의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였는데, 이유는 공상과학영화 같은 스토리에(사실 이런 사례는 없지 않나) 반전 아닌 반전도 곳곳에 있고, 지금은 아버지가 되면서 가족애에 대해서도 그냥 넘길 수 없는 감상포인트가 되었다. 특히 벤자민이 갈수록 어려지고 데이지는 점점 늙어갈 때 감정이입이 저절로 되고 벤자민이 떠나갈 때는 "잘 지내면 되지 않나?" "저건 가족 버리는 거 아닌가"라는 부정적 생각도 있었지만 이내 돌아와 여생을 함께하는 장면은 정말 아름답기 짝이 없다. 과연 나도 늙으면 아내는 갖가지 병과 떼쓰는 곰 같은 남편을 보살펴줄까 라는 걱정도 생기게 된다. 지금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아름다운 영화이고 약간 포레스트검프 같은 느낌이 나는 역사를 가로지르는 한 사람의 일대기를 조용하고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갑자기 멜로물이 보고 싶은데 전형적인 스토리는 싫고 한 번쯤 슬픔에 잠기고 싶을 때 보는 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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