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화는 영국의 외딴 마을에서 결혼하고 살고 있는 흑인여성의 시점으로 시작한다. 그녀는 마을에서 유일한 흑인여성으로서 차별받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하여 드디어 인정을 받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이방인이 찾아오면서 삶은 무너진다. 과연 그들은 누구고 왜 왔을까?
볼 것이 없다
요즘 이래저래 볼 것은 다 보다 보니 이름이 크게 나있지 않은 영화들을 찾게 된다. 그중에 스트리밍사이트에서 찾은 영화 스트레이를 소개해본다. 사실 뭔 내용인지도 모르고 그냥 흑인출연하니까 뻔한 스토리겠거니 했다. 영화를 시작하고 보다보니 느낌이 흑인을 내세운 스릴러를 만들어온 조던필감독이 생각난다. 그도 그럴 것이 분위기나 이야기가 사뭇 비슷하다. 조던필이 이야기하려 했던 흑인인권과 사회풍자를 다루지 않을까 기대를 했다. 역시나 분위기만큼은 비슷한데, 이는 인종과 관련된 풍자도 있고, 대놓고 흑인을 바라보는 마을사람들의 눈빛은 예사롭지 않다. 살짝 느낌이 겟아웃과 비슷한데 그것보다는 좀 더 진지하게 다가온다. 가족 간의 이야기를 매우 섬뜩하지만 배역들의 입장에서 보면 가해자나 피해자나 사실 모두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고, 뭔가 생각을 하게끔 해주는 묘한 매력도 있다. 초반에는 엄마의 망상으로 어떤 심령 스릴러인가 했지만 중반 이후 본격적인 가족 간에 대립과 위기가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급격하게 고조된다. 내용상 어쩔 수 없이 조던필의 겟아웃과 어스의 몇몇 장면이 생각난다. 약간 뒤섞인 느낌인데 결과는 이 두 작품과 달리 일반적이지 않은 결말을 보여줌으로써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해준다.
이야기
외곽에서 살고 있는 애슐리는 아들딸을 낳고 남편과 아무런 문제 없이 지내고 있다. 흑인은 오로지 혼자뿐인 지역이라 편견을 떨치는데 많은 힘을 들였다. 애슐리는 사립학교의 교감선생님으로서 어느 하나 부러울 거 없이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이방인 두 명이 등장하면서 애슐리의 일상이 무너져 내린다. 수십 년을 공들여 만들어온 자신의 세상이 단 두 명의 등장으로 뿌리째 위기를 맞이하게 되고, 그 두 사람은 다름 아닌 어릴 적 자신이 버리고 간 아이들이었다. 그런 아이들이 엄마를 찾아온 건데, 자신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 다른 아이들이 있는 것을 보고 각각 친구가 되어 어떻게 살고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결국 아이들에게 애슐리는 사과하고 떠나기를 바라지만 아이들은 분노한다. 늦은 밤 두 남매는 엄마가 살고 있는 저택에 침입하게 되고 서로에게 맞닥뜨리게 된다. 메이저영화가 아니다 보니 딱히 국내 비평은 없다. 네이버영화를 보면 점수는 7점대 중후반으로 의외로 평이 좋은 편이고, 결말을 인상 깊게 봤다는 평이 많다. 일반적으로 서스펜스나 막바지에 보이는 20분간의 클라이맥스는 개인적으로도 훌륭한 편이고, 의외의 선택을 했을 때 약간 멍한 감정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만큼 의외의 결과였고,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설정이 좋았다.
개인적 의견
영국의 스릴러 영화인데 생각보다 의미도 있고, 결론도 반전 아닌 반전이 신선했다. 출연진 모두를 생각해 보면 어느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가를 확정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이건 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인듯하다. 처음에는 엄마의 망상 때문에 다중인격인가?라는 의심도 했지만 결국에는 스스로 자책을 하는 과정이었고, 그것이 약간의 정신병 같은 현상으로 나타난 것인듯하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낯선 두 명의 조종(?)에 의해서 타락할 때는 뭔가 낯선 이들이 범죄자가 아닌가 하는 상상도 해보았고, 결국 폭발하는 결말을 날 때는 어느 누구도 비난을 할 수가 없었다. 엄마의 입장, 낯선 이들의 입장, 현 아이들의 입장, 남편의 입장이 모두 이해가 되는 것이었다. 물론, 상대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상황도 분명히 있었지만 모르겠다. 의외로 이영화는 생각할만한 의미가 있는 영화였다. 과연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사람인가? 어려움이 있을 때 나는 끝까지 보호하고 이끌 수 있을까? 그들을 배신할 수 있을까? 등등. 처음 보는 영화였고,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지만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평타는 했다고 생각한다. 살짝 조던필 감독의 작품과 유사한 분위기와 장면이 있었지만 나름 똑똑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가족 미스터리 이야기라고 하는 게 좋을듯하다. 조던필 감독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할 수 있다. 조용한 스릴러물을 싫어하는 사람은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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